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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영화 뷰티풀 마인드] 미인을 향한 John Nash 게임이론과 내쉬균형

by kinghenry 2025. 7. 30.

“모두가 금발을 원하면 아무도 금발을 얻지 못한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이 상징적인 대사는 단순한 연애 시뮬레이션을 넘어, 인간의 전략적 선택과 협력, 경쟁이 교차하는 ‘게임이론’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바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존 내쉬(John Nash)의 ‘내쉬균형(Nash Equilibrium)’ 개념을 설명하는 중요한 씬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속 장면을 출발점으로 게임이론의 핵심 개념과 내쉬균형의 의미, 이론적 기반, 실험적 검증을 하나씩 풀어 보겠습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 속 게임이론 장면의 의미

영화 속에서 존 내쉬는 친구들과 바에 앉아 매력적인 여성 집단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우리 모두 금발에게 접근하면 서로를 방해하게 될 것이고, 결국 아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금발을 포기하고 나머지에게 집중하면, 경쟁 없이 파트너를 얻을 수 있다.” 이 장면은 표면적으로는 데이트 전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인간이 자원이나 이익을 두고 협력과 경쟁을 선택하는 복잡한 전략적 사고를 묘사한 것입니다.  이것은 ‘비협조적 게임’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택하는 전략이 집단 전체에는 비효율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내쉬는 이러한 상황에서 각자가 상대의 전략을 고정값으로 보고 최선의 대응을 선택할 때, 그 전략의 조합이 변하지 않는 균형의 상태, 즉 내쉬균형에 도달한다고 설명합니다.

게임이론의 출발점: 존 폰 노이만과 오스카 모르겐슈테른

게임이론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수학자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과 경제학자 오스카 모르겐슈테른(Oskar Morgenstern)이 1944년 출간한 저서 『게임이론과 경제행위(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vior)』에서 정식으로 등장했습니다. 이 책은 두 명 이상의 의사결정자가 존재하는 ‘전략적 상황’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며, 이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어떻게 이익을 극대화하는지를 분석하였습니다.  초기의 게임이론은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에 집중하였는데, 이는 한 쪽의 이득이 반드시 다른 쪽의 손실로 이어지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제로섬만으로 설명되지 않았고, 다양한 이해관계와 협상이 존재했습니다. 이때 등장한 이론이 바로 내쉬균형입니다.

내쉬균형(Nash Equilibrium)이란 무엇인가

존 내쉬는 1950년 프린스턴대학교 박사과정 중 작성한 논문 『Equilibrium Points in n-Person Games』를 통해 게임참가자들이 각자의 전략을 바꾸지 않게 되는 상태, 즉 ‘내쉬균형’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였습니다. 그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비제로섬 게임(non-zero-sum game)’에서도 안정적인 결과가 존재함을 보였습니다.  내쉬균형은 “모든 참가자가 상대의 전략을 알고 있을 때, 자신의 전략을 바꾸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경우 그 전략 조합은 내쉬균형이다”라는 정의로 설명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균형이 반드시 최선의 결과(파레토 효율)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비효율적인 결과도 내쉬균형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 정치, 사회 전반에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금발의 딜레마: 미인을 둘러싼 전략적 선택

영화 속 ‘금발의 딜레마’는 경제학적으로는 ‘조정 게임(coordination game)’의 변형입니다. 이 게임에서 모든 참가자는 같은 목표를 두고 경쟁하지만, 상대의 선택에 따라 자신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금발 여성 한 명에게 모든 남성이 집중하면, 경쟁이 과열되어 아무도 성공하지 못합니다. 이는 참여자 간의 ‘부정적 외부성’(negative externality)이 작동한 결과입니다.

실제로 이 장면은 논문에도 자주 인용되며, 『Game Theory and Economic Modelling』(David M. Kreps, 1990)에서는 “내쉬균형은 선택의 결과가 집단의 합리성과는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영화 속 장면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화는 게임이론의 일반적인 수학적 설명보다 훨씬 직관적인 방식으로 내쉬균형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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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쉬균형의 수학적 증명과 노벨상 수상

존 내쉬는 1951년 『Annals of Mathematics』에 게재된 논문에서 다수 참여자의 게임에서도 최소 하나의 내쉬균형이 존재함을 수학적으로 증명합니다. 그는 위상수학의 브라우어 고정점 정리를 활용하여 이 증명을 완성하였으며, 이 논문은 경제학과 생물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었습니다.  이 공로로 그는 존 하사니(John Harsanyi), 라인하르트 젤텐(Reinhard Selten)과 함께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수상은 게임이론이 단순한 수학 이론을 넘어서서, 실제 경제와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유력한 도구로 인정받은 순간이었습니다.

실험 경제학에서 내쉬균형의 현실성

하지만 실제 인간의 선택은 항상 이론처럼 이성적이지 않습니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실험 경제학(experimental economics)은 사람들이 이론적인 내쉬균형을 실제로 따르는가를 실험실에서 검증했습니다.  예를 들어, 콜린 카메러(Colin Camerer) 교수는 『Behavioral Game Theory』(2003)에서 다양한 실험을 분석하며 인간은 종종 감정, 관습, 편향 등에 영향을 받아 내쉬균형에서 벗어난 선택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초심자들은 최적 전략을 따르지 않지만, 반복 학습이 이루어질수록 균형에 근접하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게임이론의 실제 응용: 시장, 정치, 전쟁

게임이론은 경제학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매(auction) 설계, 기업 간 가격 전략, 국제 정치에서의 핵 억지 전략 등 수많은 사례가 있습니다. 냉전 당시의 ‘상호확증파괴전략(MAD, Mutually Assured Destruction)’은 게임이론의 내쉬균형을 바탕으로 한 핵전쟁 억지 전략이었습니다.  현대에는 플랫폼 기업의 가격 전략, 공유 경제에서의 수수료 결정, 암호화폐 네트워크에서의 채굴자 행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게임이론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내쉬균형이 단지 이론이 아니라, 실천적인 전략 모델임을 보여줍니다.

협력과 감정의 변수 : 인간은 항상 합리적인가?      인간은 합리적인가?   

게임이론의 가정은 참여자가 ‘합리적’이고, 모든 정보가 공유되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전제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행동은 이성적 선택 이론을 넘어서는 감정, 신뢰, 문화 등의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Ultimatum Game(최후통첩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1982년 구트(Werner Güth), 쇼트버(Klaus Schmittberger), 셀텐(Reinhard Selten)에 의해 제안되었으며, 한 참가자가 일정 금액을 제안하고, 상대방이 수용 여부를 결정합니다. 만약 거절하면 둘 다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 경제학적으로는 1원을 받더라도 수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나, 실제 실험에서는 제안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껴지면 대다수가 거절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공정성과 감정을 고려한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이러한 결과는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개념과 맞닿아 있으며, 게임이론이 진화경제학, 행동경제학과 접목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결국, 게임이론은 단순한 수학 공식이 아니라, 인간 본성을 이해하는 프레임으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사촌 땅 때문에 배가 아프거나, 친구의 주식 상승이 가장 싫다라고 하는 현상이 그런 감정이겠지요.

계획은 T였는데, 결국 행동은 F로 하더라.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존 내쉬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했을 뿐 아니라, 게임이론의 개념을 대중적으로 알린 중요한 작품입니다. ‘금발을 모두가 원하면 아무도 얻지 못한다’는 대사는 전략적 사고, 자원의 분배, 경쟁과 협력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는 그 장면이 무슨 말인지도 몰랐고, 중요한 장면인지 몰랐습니다.  게임이론과 내쉬균형은 단순한 수학적 지식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꿔주는 힌트을 제공합니다. 가정 내 역할 분담, 사랑과 우정, 기업 간 경쟁, 국제 외교까지도 모두 전략적 선택의 연속이며, 우리는 언제나 내쉬균형을 향해 움직이는 중입니다.  TV프로그램 《나는 솔로》 뿐만 아니고 한미 경제, 정치 협상에서 게임이론을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짜 뷰티풀 마인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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