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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귀를 보면 치매가 보인다. 'Frank’s sign'

by kinghenry 2025. 7. 12.

대각선 귓불 주름(DELC), 또는 ‘Frank’s sign’은 귀의 귓불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주름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외형적 특징처럼 보이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이 주름이 치매나 뇌혈관 질환과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와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과 경희의료원의 공동 연구는 이 주름이 단순한 노화의 흔적이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의 신체적 신호일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Frank’s sign의 정의와 역사, 관련 연구 결과, 치매와의 연관성, 그리고 실생활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Frank’s sign이란 무엇인가?

Frank’s sign은 1973년 미국의 내과의사 Sanders T. Frank 박사가 처음 보고한 귓불의 대각선 주름입니다. 의학적으로는 **Diagonal Earlobe Crease (DELC)**라고 하며, 귓불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한 줄의 주름을 뜻합니다. 처음에는 관상동맥 질환 환자들의 귓불에서 발견되었지만, 이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심혈관 질환, 뇌졸중, 치매와의 연관성이 제기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주름은 유전적 요인보다는 후천적 요인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노화와 혈관성 변화, 즉 혈류 장애나 세포 산화와 같은 요소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건강 지표로 간주됩니다. 실제로 Frank’s sign은 안면이나 피부 외상 없이도 자연적으로 나타나며, 관찰하기 쉽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초기 징후로 주목되기도 합니다.

치매와 'Frank’s sign'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삼성의료원·경희의료원 공동 연구: DELC와 치매의 연관성

2017년, 삼성서울병원과 경희의료원 공동 연구팀은 **과학 저널 ‘Scientific Reports’**에 DELC와 인지장애 간의 관계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인지장애 환자 471명과 정상인 243명을 비교 분석하였으며, DELC가 있는 사람에게서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의 위험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남을 밝혔습니다. 특히, 혈관성 인지장애(SVCI) 및 알츠하이머병 환자 그룹에서 DELC의 유병률이 높았으며, 대뇌 백질 변성(WMH) 및 베타-아밀로이드(Aβ) 양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DELC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1.8배에서 최대 7.3배까지 높을 수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DELC가 단순한 피부 주름이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 및 신경 퇴행성 질환의 육안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제시하며 국내외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Frank’s sign과 치매의 병리학적 연결고리

DELC가 치매와 관련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외형적 특징을 넘어서, 그 병리학적 연관성으로 인해 더욱 중요해집니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혈관 기능 저하와 뇌세포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데, DELC 역시 말초혈관의 탄력 저하, 산화 스트레스, 미세혈관 손상 등의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병리적 변화는 피부와 뇌 모두에 영향을 미치며, 그 결과로 귓불에 주름이 나타나고 동시에 뇌의 기능도 저하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또한, 베타-아밀로이드 침착과 같은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이 DELC가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자주 발견되었다는 연구 결과는 그 과학적 신빙성을 더욱 높여줍니다. 결국 Frank’s sign은 ‘피부에 나타난 뇌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며, 겉모습을 통해 신경계의 건강 상태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유의미한 단서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DELC를 통해 조기 치매를 예측할 수 있을까?

Frank’s sign을 통해 치매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면, 예방적 조치나 치료 개입의 타이밍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DELC는 거울을 통해 누구나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특별한 장비나 검사 없이 육안으로 관찰 가능하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DELC가 진단 도구가 아닌 예측 지표라는 것입니다. 즉, DELC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치매에 걸린 것은 아니며, **다른 위험 요인들(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과 함께 평가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DELC가 확인된 경우에는 뇌 건강에 대한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필요 시 인지기능 검사, 뇌 MRI, PET 스캔 등을 통해 뇌혈관 상태와 신경 퇴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DELC는 말 그대로 '경고 신호'이자 '단서'입니다. 이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치매 예방과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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