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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파킨슨병] 예방하자! 구강내 위생부터 주의해야겠네.

by kinghenry 2025. 9. 25.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의 점진적인 소실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으로, 떨림과 운동장애뿐만 아니라 인지 저하, 수면장애 같은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파킨슨병 발병에 구강세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구강 위생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Streptococcus mutans와 같은 구강세균이 장과 뇌를 연결하는 축을 통해 신경세포 손상과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제시되고 있으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철저한 구강 관리와 장내 미생물 균형 유지가 필요하다. 본 글에서는 파킨슨병과 구강세균의 연관성을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살펴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을 제안한다.

파킨슨병, mTORC1과 구강위생

파킨슨병과 장-뇌 축의 새로운 이해

파킨슨병 연구의 큰 전환점 중 하나는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는 개념의 확립이다. 과거에는 파킨슨병이 뇌에서만 발생하는 신경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군이 신경 염증 및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가 발표되고 있다. Braak 등(2003)은 파킨슨병의 병리 단백질인 α-시누클레인이 장 신경계에서 먼저 나타난 후 미주신경을 통해 뇌로 확산될 수 있음을 보고했다. 이후 다양한 연구에서 장내 염증, 독성 대사산물, 면역 반응이 파킨슨병의 초기 메커니즘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와 함께 구강세균이 장내에 정착하여 뇌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구강세균 Streptococcus mutans의 역할

대표적인 충치 원인균으로 알려진 Streptococcus mutans(S. mutans)는 최근 파킨슨병 발병에 기여할 수 있는 균으로 주목받고 있다. Park et al.(2025)은 파킨슨병 환자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서 S. mutans의 비정상적 증식을 확인하고, 이 균이 urocanate reductase(UrdA) 효소를 통해 이미다졸 프로피오네이트(ImP)라는 대사산물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ImP는 혈액-뇌 장벽을 통과해 뇌 속 도파민 신경세포에 손상을 일으키며, α-시누클레인 응집을 촉진해 파킨슨병의 전형적인 병리 현상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구강세균이 장과 뇌를 잇는 경로를 통해 신경질환을 일으킬 수 있음을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mTORC1 신호 경로와 신경 염증

ImP가 뇌 속에서 신경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과정에는 mTORC1 신호 경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Park et al.(2025)은 동물 모델에서 S. mutans 또는 UrdA 발현 대장균을 투여했을 때, ImP 농도가 증가하고 mTORC1 신호가 활성화되며 신경 염증과 운동 기능 저하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mTORC1 억제제를 투여했을 때 이러한 병리 현상이 상당 부분 완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구강세균이 존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대사산물과 세포 신호 경로가 파킨슨병의 병리학적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증거다. 앞으로 파킨슨병 치료 타깃으로 mTORC1 신호 조절이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구강세균과 인지기능 저하의 연관성

구강세균의 영향은 파킨슨병뿐 아니라 인지기능 저하와도 연결될 수 있다. Clasen et al.(2025)은 “Microbiome signatures of virulence in the oral-gut-brain axis” 연구에서 구강세균이 장으로 이동해 병원성因자를 발현하고, 이 과정이 뇌혈관 및 신경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고했다. 이 연구는 구강 내 세균이 뇌혈관 장벽에 직접적 영향을 주거나 염증 매개물질을 통해 간접적으로 뇌세포를 손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치주질환이 있는 노인 집단에서 인지기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역학적 보고도 존재한다. 따라서 구강위생 관리가 단순히 치아 건강을 넘어, 뇌 건강과 인지 기능 보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초기 파킨슨병과 구강·장 미생물 변화

Stagaman et al.(2024)은 초기 파킨슨병 환자의 타액과 장내 미생물을 비교 분석한 연구에서, S. mutans와 Bifidobacterium dentium 같은 구강세균이 과다 발생하며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구강 미생물 조성만으로도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했으며, 실제로 예측 정확도가 AUC 0.758에 달했다. 이는 구강세균을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다. 조기 진단과 예방 전략의 수립에 있어 구강세균 분석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구강 내 세균 관리가 파킨슨병 위험군 식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방 전략으로서의 구강 위생 관리

구강세균이 파킨슨병 발병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은 개인의 구강 위생 관리가 신경질환 예방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칫솔질, 치실 사용, 정기적인 스케일링 같은 기본적인 구강 관리 습관은 충치와 치주질환뿐만 아니라 구강세균의 과잉 증식을 막아 장-뇌 축을 통한 악영향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항균 성분이 함유된 가글액 사용이나 구강 프로바이오틱스 같은 보조적인 방법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구강 건강을 소홀히 하면 장내 미생물 생태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구강 위생 관리가 전신 건강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임상적 적용

현재까지의 연구들은 구강세균과 파킨슨병의 연관성을 동물 모델과 환자 집단 분석을 통해 보여주었지만, 인과관계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S. mutans의 특정 대사산물이 실제 환자의 파킨슨병 진행 속도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또 구강세균 제어가 파킨슨병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이 요구된다. Zacharias et al.(2022)은 장-뇌 축과 미생물 대사물질의 신경계 영향에 대한 리뷰에서, 구강세균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임을 지적하면서도 향후 신경질환 예방 전략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강-장-뇌 축 연구는 앞으로 파킨슨병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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