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1920년대에 Walter Cannon에 의해 처음 소개된 Fight or Flight 반응이 인간이 위협적인 상황에 직면햇을 때 나타나는 본능적인 반응임을 말씀드렸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BIS/BAS/Fight Flight Freeze 시스템이라는 것이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에 Peter Lang 등에 의해 소개되었습니다. Freeze (얼어붙기) 반응은 Cannon의 초기 개념을 확장하고 더 다양한 생리적 반응을 다루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Fight Flight Freeze System의 기본 개념, 작동 원리, 심리학적 해석을 살펴보겠습니다. 근래 많이 회자되는 외향적 성격(E)과 내향적 성격(I)과의 관련성도 살펴보겠습니다.

BIS/BAS/Fight Flight Freeze System의 기초, 생리적 반응
1930년대, 심리학자 Walter Cannon은 이 반응을 처음으로 명명하고, 인간의 생리적 반응을 "fight-or-flight"라고 앞서 설명했습니다. Fight Flight Freeze System은 이 두 반응에 더해 Freeze 반응이 추가된 개념입니다. BIS/BAS/Fight Flight Freeze 시스템은 Jeffrey Gray라는 심리학자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1980년대에 Gray의 강화 민감도 이론(Reinforcement Sensitivity Theory, RST)의 일환으로 제시되었습니다. BIS는 위협과 불확실성에 대한 반응으로 회피를 유도하고, BAS는 보상과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적극적이고 탐색적인 행동을 촉진하는 시스템입니다. Fight Flight Freeze System은 인간의 생리적 반응으로 행동을 제어하는 신경과학적 메커니즘에 대해 설명합니다. 고대부터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메커니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위협을 감지했을 때, 신체가 '싸우기(fight)', '도망가기(flight)', 또는 '얼어붙기(freeze)' 세 가지 반응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만듭니다. 이 시스템의 활성화는 뇌의 시상하부에 의해 시작되며, 이를 통해 교감신경계가 자극받고,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신체는 즉각적으로 위협에 대응할 준비를 합니다. 이 반응은 위협에 대한 적응적이고 본능적인 반응으로, 초기 인간은 야생에서 포식자나 자연의 위협을 피하기 위해 이 반응을 사용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러한 반응은 여전히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나며, 스트레스, 불안, 공포와 같은 감정이 촉발될 때 활성화됩니다.
BAS (Behavioral Activation System) – 행동 활성화 시스템
BAS는 보상과 자극적 상황에 반응하는 시스템으로, 즐거운 경험이나 긍정적인 자극에 대해 반응하여 추구적 행동을 이끌어냅니다. 이 시스템은 사람들이 보상을 추구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얻으려는 동기를 제공합니다. BAS는 외향적 성격과 관련이 깊고, 새로운 자극이나 보상에 대한 강한 반응을 유발합니다.
BIS (Behavioral Inhibition System) – 행동 억제 시스템
BIS는 행동을 억제하고 신중하게 만들며, 주로 위협이나 위험을 인식할 때 활성화됩니다. 이 시스템은 사람들이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불안을 경험하고, 그에 따라 회피 행동을 하도록 이끕니다. BIS는 불확실성이나 갈등을 피하려는 경향을 만들며, 이는 주로 내향적 성격과 관련이 있습니다.
BIS와 BAS는 서로 상반된 시스템입니다. BIS는 위협에 대한 회피와 신중함을 촉진하며, BAS는 보상과 자극을 추구하며 활동적인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Fight Flight Freeze 시스템은 BIS와 BAS가 활성화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BAS가 활성화되면 싸움(fight)이나 도주(flight) 반응이 일어나기 쉬운 반면, BIS가 활성화되면 얼어붙기(freeze) 반응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BIS는 위험을 감지하고 이를 피하려는 경향을 만들고, BAS는 보상을 추구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는 경향을 만듭니다.
BIS/BAS/Fight Flight Freeze 시스템은 인간의 행동을 이끄는 신경과학적 시스템을 설명하는 중요한 이론입니다. 이 시스템들은 사람의 성격, 감정 반응, 그리고 행동을 어떻게 촉발하고 조절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각각의 시스템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극에 반응하며, 서로 다른 성격적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싸움(Fight) 반응
싸움(fight) 반응은 신체가 위협에 맞서 싸우도록 준비하는 반응입니다. 이 반응이 활성화되면, 호르몬 아드레날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되어 심박수와 혈압이 증가하고, 근육에 혈류가 집중됩니다. 이 과정은 신체를 빠르게 움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앞서 FIght, Flight 반응이 Freeze 반응보다 외향적인 사람에게서 더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되었는데, 이 중 더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위협을 마주했을 때 싸움 반응을 더 강하게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외부 자극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신경계가 활성화되며, 공격적인 행동이나 말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 반응은 고대 인간에게 중요한 생리적 메커니즘이었으며, 위협적인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였습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싸움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날 경우, 스트레스와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어 조절이 필요합니다.
도망가기(Flight) 반응
도망가기(flight) 반응은 위협으로부터 빠르게 도망가거나 회피하는 반응입니다. 이 반응이 활성화되면, 신체는 에너지를 최대한 빠르게 사용하여 위협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액이 주요 근육으로 이동하며, 호흡이 빨라집니다. 이 반응은 물리적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 위협을 회피할 수 있는 준비를 합니다. 실험적으로도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위협을 마주했을 때 도망가기 반응을 더 강하게 보인다고 합니다. 아마도 외향적인 부류 중에서 상대적으로 내향적인 분들이라고 예상됩니다. 이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신경계의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나 회피적인 성향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도망가기 반응은 물리적 위협을 피하는 데 유용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에도 적용될 수 있어 일상적인 갈등에서 회피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얼어붙기(Freeze) 반응
얼어붙기(freeze) 반응은 가장 파괴적인 반응 중 하나로, 위협에 맞서 싸우거나 도망가는 대신 신체가 일시적으로 동작을 멈추는 반응입니다. 이 반응은 위협이 너무 크거나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를 때 발생합니다. 뇌의 시상하부와 편도체는 위협을 분석하고, 신체를 멈추게 하여 위험을 무효화하려고 시도합니다. 이 반응은 마치 '동결'된 상태처럼, 신체가 갑자기 움직이지 않게 되며, 때로는 공포를 느끼면서도 어떠한 행동도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얼어붙기 반응은 원시 사회에서 포식자에 의해 발견되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반응이 만성적인 스트레스나 불안에 의해 자주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우울증, 불안 장애, 그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 반응을 관리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얼어붙기(Freeze) 반응은 위협적인 상황에서 신체가 ‘동결’된 상태가 되는 반응입니다. 이 반응은 위험을 감지했을 때, 신체가 즉각적으로 싸우거나 도망가는 대신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상황을 평가하는 상태로 변하는 것입니다. 얼어붙기 반응은 싸움(fight) 또는 도주(flight) 반응이 효과적이지 않을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상황이 너무 급박하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신체가 일종의 '동결 모드'에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사고를 목격했을 때 얼어붙기 반응이 발생한 사람은 그 자리에서 멈춰 서거나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사람은 상황을 빠르게 처리하거나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거나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을 멈추는 것입니다. 신체는 실제로 “도망갈 수도, 싸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여, 상황을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는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상사의 화난 목소리나 길거리에서 갑작스러운 폭력적인 언행을 당할 때도 얼어붙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갑자기 큰 소리로 위협적인 말을 하며 다가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도망가거나 싸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얼어붙기 반응을 경험한 사람은 당황하거나 두려움에 빠져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게 됩니다. 이때는 뇌에서 순간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신호를 보내며, 상황을 인지하지만 신체는 반응을 멈추고 일시적으로 무기력해질 수 있습니다.
야생에서 포식자를 마주친 동물은 때때로 도망치거나 싸우는 대신 '얼어붙기'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작은 동물이 큰 맹수와 마주쳤을 때, 그 동물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동물은 자신이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도록 최대한 무소음 상태로, 즉시 반응을 멈추는 것입니다. 인간도 이와 유사한 반응을 보일 수 있으며, 너무 큰 공포에 직면했을 때 그 자리에 멈추어 버리는 것입니다.
또 다른 슬픈 예로, 트라우마(예: 교통사고, 폭력 사건 등)를 겪은 후, 그 경험이 다시 떠오를 때 얼어붙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겪은 사고나 참전했던 군인들에게 그 순간의 공포가 다시 살아나면서 몸이 마비된 듯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신체적으로 완전히 "멈추어" 버리며, 다시는 그 순간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본능적인 방어 반응이 작용하는 것입니다.
Fight Flight Freeze System의 진화적 관점, 개인적 관점/ 외향, 내향의 관점에서의 반응의 심리적 해석
Fight Flight Freeze System은 진화적 관점에서 인간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생리적 반응입니다. 고대 인간은 포식자나 자연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했습니다. 싸움, 도주, 또는 얼어붙기 반응은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이 반응은 인간이 위험을 인식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며,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메커니즘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본래 성격은 극한의 상황에서 본성을 노출한다고 생각합니다. 짜증나기 쉬운 무더운 여름날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에서 길막하면서 위협운전하는 상대방에게 싸우거나, 도망가거나,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제 기준으로 보면 극한의 상황에서 싸움을 택하시는 분은 극외향인, 도망가시는 분은 외향인, 얼어붙는 분은 내향인 혹은 극내향인으로 생각되네요. 간혹 매번 극한의 상황에서 싸우면서도 자신은 내향인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현실은 외향인이지만, 자신이 되고 싶고 지향하는 성격이 내향인이기에 그런 괴리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의미로, 자신이 자신을 평가하는 에겐테토 테스트나 MBTI테스트가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서 이런 현상을 바넘 현상이라고 설명드렸었지요????!!!!!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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